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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4-22 11:35
예비자 교리 76 악에서 구하소서
 글쓴이 : 서성래(아우구스티노)
조회 : 623  
 악에서 구하소서



"악에서 구하소서"을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와 연결지어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유혹에 빠지지 말게 하시고"는 유혹 근처(1m 근방)에도 가지 말게 해 달라는 것을 뜻하고,
'악에서 구하소서'는 만일 유혹에 빠지게 되거든 그 악을 물리치고 빠져 나가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이 기도는 '악의 세력'과의 싸움에서 속아 넘어가거나, 굴복하지 않고 승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하는 기도입니다.
이는 또한 궁극적으로 마지막 때에 있을 악의 세력에 대한 그리스도의 승리를 기도하는 것입니다.

그리스어로 '악'은 중성(中性)으로도 쓰이고 남성(男性)으로도 쓰입니다.
중성으로 쓰일 때는 '악', 남성으로 쓰일 때는 '악마', '마귀'를 뜻합니다.
성서는 명백하게 "권세와 세력의 악신, 암흑 세계의 지배자, 하늘의 악령들"(에페 6,12)이
인간의 배후에서 인간을 지배하고 조종한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악에 맞서 싸우기 위해서 우리는 "하느님께서 주시는 무기"(에페 6,11)로 완전 무장해야 합니다.

싸움에 맞서려먼 먼저 '진리'로 우리의 '허리'를 동여야 합니다.
우리 가톨릭 신자들의 헐렁헐렁하고 빈틈이 많은 지식, 질서 잡히지 않은 지식으로는 악에 맞서 싸울 수 없습니다.
간결하고 명쾌한 진리로 허리를 동여야 바지가 흘러내리지 않는 것입니다.

가슴은 '정의'로 무장해야 합니다.
전쟁터에서 의(義)에 대한 정의감이 없이는 싸울 수도, 이길 수도 없듯이
'정의' 에 대한 굳은 의지로 무장된 가슴이 필요합니다.

발에는 '평화의 복음'을 갖춰 신어야 합니다.
악에 맞서 싸우되 그것의 목적은 언제나 평화의 복음을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왼손에는 '믿음의 방패'를 쥡니다.
그 어떤 악도 우리의 힘으로는 이길 수 없습니다.
하느님과 예수님의 능력과 도우심에 대한 믿음의 방패만이 우리를 막아 줄 수 있는 것입니다.

'구원'의 투구를 머리와 목에 받아 씁니다.
이는 확고한 믿음으로 구원을 담보해 두면 머리에 화살이 날아와도,
목에 칼이 들어와도 죽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구원의 도리를 확실히 깨닫고 믿어서 구원을 선취(先取)하는 것이 최우선의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오른손에는 우리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성령의 칼'을 쥡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우리의 논리와 언변으로 마귀와 싸워 이길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도 광야에서 마귀와 싸우실 때 하느님의 말씀으로 물리치십니다(루가 4,4. 9,12 참조).
오직 하느님의 말씀만이 우리에게 주신 가장 강하고 귀한 무기인 것입니다(에페 6,10-18 참조).

이제까지 우리는 '주님의 기도'가 담고 있는 의미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주님의 기도'에는 일곱가지 청원이 들어 있습니다.
그것은 하느님에 관한 청원 3가지와 사람에 대한 청원 4가지로 이루어집니다.
결국 주님의 기도는 하느님의 거느리심(3가지 청원)아래서 우리의 삶(4가지 청원)을 꾸려 가도록 해주십사 하는 기도입니다.
끝으로 확인해 둘 것은 주님의 기도에 '나'라는 단어가 한 번도 안 나오고 모두 '우리'를 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영성 신학자 찰스 탐슨은 주님의 기도에서 '나'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자기 중심의 기도가 되지 않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습니다.
'우리'에는 '나'와 '남'이 이미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나'를 포함시키지 않고 주님의 기도를 바치는 것도 불가능하지만
'다른 이'를 위해 기도하지 않으면서 주님의 기도를 드리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라고 기도할 때 거기에는
나와 우리의 형제들을 반드시 포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기도'만큼만 기도해도 우리는 충분한 기도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많은 시간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기도해 보지만 주님의 기도를 '한 번 정성껏'바치는 것만 못할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가 주님의 기도를 천천히 온 마음을 실어 바칠 수 있다면 그는 가장 '완전한 기도'를 바친 셈입니다.
한번 해 보십시오.

성인들은 주님의 기도 하나로 '청원'과 '묵상'을 넘어 '관상'기도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주님의 기도'만큼만 살아도 우리는 훌륭한 삶, 성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한 구절 한 구절을 실제의 삶에서 실행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이미 성인의 삶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도로부터 이어온 교회에는 뛰어난 기도의 대가(大家)들이 많지만
우리는 여기서 성서 속에 나타난 몇 명의 기도의 대가들을 통해
하느님께 응답을 받을 수 있는 기도의 자세를 살펴보겠습니다
(정태현,「선택받은 자들의 부르짖음」참조).

한 분 한 분의 기도에 자신의 삶을 실어 가면서 함께 기도하다가 보면
어느새 풍요로운 기도의 잔치를 즐기게 될 것입니다.
같은 하느님에게서 같은 은총을 향유하는 것인데
그것을 누리는 방식이 얼마나 다채로운지 당신은 놀라게 될 것입니다.


* 야곱의 끈질긴 기도

성서 속에서 야곱만큼 파란만장하게 산 사람도 흔치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일생은 하느님께서 동행(同行)하시는 사람이었습니다.
형 에사오가 받아야 할 이사악의 축복 기도를 몰래 가로채어 받은 이유로
야곱은 고향을 떠나게 됩니다.

가는 길목에서 하룻밤 머물게 되는데 그곳에서 꿈을 통해 하느님께서 야곱 자신과 함께 계시며,
후손의 복과 땅의 복 그리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게 하신다는 하느님의 약속을 받습니다(창세 28,12-15 참조).

도망가는 신세가 되어 자기 홀로 남았다고 생각할 때,
내 곁에는 아무도 없다고 생각할 때, 하느님께서 먼저 야곱을 찾아 주십니다.
인간적 집념과 의지 속에서 비신앙적인 모습을 보였던 야곱에게
하느님께서는 그 집념을 깍아내리지 않으면서도 그를 통해 당신의 뜻을 이뤄내신 것입니다.

이에 야곱은 다음과 같이 기도합니다.
"만일 제가 이 길을 가는 동안 하느님께서 저와 함께하여 주시고
저를 지켜 주셔서 먹을 양식과 입을 옷을 마련해 주시고,
무사히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게만 하여 주신다면,
저는 야훼님을 제 하느님으로 보시고, 제가 세운 이 석상을 하느님의 집으로 삼겠습니다.
하느님께서 저에게 무엇을 주시든지 그 십분의 일을 반드시 드리겠습니다"(창세 28,20-22).


긴 세월이 흐른 후 야곱은 20년의 객지 샹활을 끝내고 형 에사오를 다시 만나러 귀향 길에 오릅니다.
야곱은 에사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선물과 가축들, 나중에는 자기 가족들을 보내며
인간적인 방법으로 해결해 보려 했지만 아무런 힘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다음
야뽁 강에 혼자 남아 두려움, 무력, 낙심에 처하게 됩니다.

모든 행복이 일순간에 끝나게 될 상황에 놓이게 된 것입니다.
그에게 생사 문제를 앞에 놓고 홀로 싸워야 할 시간이 다가온 것입니다.
그 순간 그는 자신을 돌아보고 자기가 살길은 하느님께 매달리는 것밖에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야곱은 밤을 새워가며 끈질긴 기도를 합니다.
성서를 보면 야곱의 기도를 '씨름'이라고 했습니다.
날이 샐 때까지 씨름하고 길고 힘든 기도였습니다.
"복을 빌어 주지 않으면 놓아 드릴 수 없다"(창세 32,27)고 떼를 쓰며 드린 끈질긴 기도였습니다.

야곱은 이 싸움에서 환도뼈를 다치게 됩니다.
환도뼈란 허리 아래 넓적 다리에 있는 뼈를 말합니다.
이곳을 생명의 근거지로 생각하여 유다인들은 중요한 서약을 할 때 손을 환도뼈 밑에 넣곤 하였습니다.
환도뼈가 다쳤다는 것은 생명을 내걸고 끈질긴 기도를 했다는 것입니다.
결국, 야곱은 하느님의 응답을 받고 '하느님과 겨뤄 이긴 자'라는 뜻의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얻게 됩니다.

우리는 이러한 야곱의 기도를 통해 응답받는 기도는 하느님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도라는 것을 배웁니다.
기도를 하려면 생명을 내걸고 끈덕지게 해야 한다는 기도의 자세를 배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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