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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11-12 08:28
교황님의 성령강림대축일 강론
 글쓴이 : 서성래(아우구스티노)
조회 : 540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 성령을 받아라”(요한 20,21-22).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부활하신 날 저녁에 그리 하셨듯이 오순절에도 성령을 부어주시는데, 이번에는 특별한 외적 표징까지 뒤따릅니다. 부활하신 날 저녁,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에게 나타나시어 당신 영을 불어넣어 주셨습니다(요한 20,22 참조). 오순절 아침에는 사도들이 모여 있던 집을 뒤흔드는 바람처럼 요란한 방식으로 성령을 부어 주시며, 그들의 마음과 정신을 가득 채워 주십니다. 그들은 그리스도의 부활을 다른 언어들로 선포할 수 있을 만큼 대단한 새로운 힘을 받았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차, 성령께서 표현의 능력을 주시는 대로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 시작하였다”(사도 2,4). 그들 곁에는, 예수님의 어머니이자 첫 제자이신 성모님도 계셨습니다. 첫 교회의 어머니로서 거기 계셨습니다. 당신의 평화와 미소와 모성으로, 성모님께서는 젊은 신부이신 예수님 교회의 기쁨에 함께하셨습니다.
하느님 말씀, 특히 오늘 말씀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성령께서는 당신으로 가득 찬 사람들과 공동체들 안에서 활동하고 계시며, 거룩한 교부들이 말하듯이 그들이 하느님을 받아들이고[recipere Deum], 하느님의 능력을 지닐[capax Dei] 수 있게 해 주신다고 말입니다. 성령께서는 당신이 주시는 이 새로운 능력으로 무슨 일을 하십니까? 성령께서는 우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시고(요한 16,13 참조), 땅의 얼굴을 새롭게 하시며(시편 103,30), 당신의 열매들을 주십니다(갈라 5,22-23 참조). 성령께서는 이끄시고, 새롭게 하시며, 열매를 맺으십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이 아버지께로 돌아가시고 나면 성령이 오시어 그들을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시리라고 약속하십니다(요한 16,13 참조). 실제로 그분께서는 성령을 “진리의 영”이라고 부르시며, 성령은 메시아이신 당신께서 말씀하시고 행하셨던 것들, 특히 당신의 죽음과 부활을 더욱 분명하게 깨달을 수 있도록 제자들을 이끄실 것이라고 설명해 주십니다. 스승의 수난이라는 걸림돌을 견딜 수 없었던 사도들에게, 성령께서는 구원 사건의 진리와 아름다움을 새롭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주실 것입니다. 처음에 사도들은 두려움으로 움쭉달싹하지 못하고, 성금요일의 여파를 피하기 위해 다락방에 문을 걸어 잠그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이제 그리스도의 제자임을 더 이상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더 이상 인간의 법정에서 떨지 않습니다. 성령으로 가득 찬 그들은 이제 “모든 진리”를 깨우칩니다. 예수님의 죽음은 그분의 패배가 아니라 하느님 사랑의 궁극적 표현임을 알게 됩니다. 그 사랑은 부활을 통해 죽음을 이기고, 예수님을 살아계신 분, 주님, 인류의 구원자, 역사와 세상의 주님이시라고 찬미하는 사랑입니다. 사도들이 몸소 목격한 이 진리는 모든 이에게 선포해야 하는 기쁜 소식이 되었습니다.

또한 성령께서는 새롭게 하십니다. 이끄시고 새롭게 하십니다. 땅을 새롭게 하십니다. 시편저자는 말합니다. “당신의 숨을 내보내시면 … 당신께서는 땅의 얼굴을 새롭게 하십니다”(시편 103,30). 사도행전에 나오는 교회의 탄생 이야기는, 창조주 하느님께 바치는 위대한 찬미의 노래인 이 시편과 의미심장하게 연결됩니다. 그리스도께서 성부에게서 보내시는 성령과, 만물에 생명을 주시는 창조주 성령은 한분이며 같은 분이십니다. 그렇기에 피조물을 존중하는 것은 우리 신앙의 요건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산”은 착취하라고 우리에게 맡겨진 것이 아니라, 존중하며 일구고 돌보도록 맡겨진 것입니다(창세 2,15 참조). 그러나 아담, 곧 흙에서 빚어진 인간이 스스로를 성령으로 새로워지게 할 때, 또 아버지께서 새로운 아담이신 그리스도의 모습으로 다시 빚어내시도록 자신을 내어놓을 때에만 이렇게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성령으로 새로워질 때 우리는 모든 피조물과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참으로 아들딸로서 자유로움을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편이 말하듯이, 모든 피조물 안에 반영되는 창조주의 영광을 알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주 저희의 주님 온 땅에 당신 이름, 이 얼마나 존엄하십니까!”(시편 8,2.10). 성령께서는 이끄시고, 새롭게 하시며, 주십니다. 열매를 주십니다.
“열매들”을 보여주고자 합니다(갈라 5,22 참조). 한편으로 사도는 “육”과 그에 따르는 악들을 보여줍니다. 하느님 은총의 활동에 닫혀 있는 이기적인 사람들의 행실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신앙으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영이 그들의 삶에 개입하실 수 있게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 안에는 바오로 사도가 “성령의 열매”라고 일컫는 아홉 가지 기쁜 덕들로 요약되는 하느님의 선물들이 꽃핍니다. 독서 첫머리와 끝머리에 나오는 사도의 호소는 삶의 수칙입니다. “성령을 따라 가십시오”(갈라 5,6.22 참조).

세상은 자기 자신에만 갇혀 있지 않고 성령으로 가득 찬 사람들을 필요로 합니다. 성령께 자신을 닫아걸면 자유만 부족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죄입니다. 여러 가지 방식으로 성령께 자신을 닫아 걸 수 있습니다. 사리사욕만 추구하는 이기심, 예수님께서 “위선자”라고 일컬으신 율법학자들의 태도에서 볼 수 있는 완고한 율법주의, 예수님의 가르침을 슬쩍슬쩍 잊고 살아가는 것, 남들을 위한 봉사가 아니라 개인의 관심만을 좇는 신앙생활 등 여러 방식으로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세상은 그리스도의 제자들의 용기와 희망과 신앙과 인내를 필요로 합니다. 세상은 성령의 선물인 열매를 필요로 합니다. 바오로 사도가 열거하는 그 열매들은 “사랑, 기쁨, 평화, 인내, 호의, 선의, 성실, 온유, 절제”(갈라 5,22)입니다. 성령의 선물은 교회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풍성하게 주어졌습니다. 참된 신앙과 실천적 사랑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화해와 평화의 씨앗을 뿌릴 수 있도록 우리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우리를 진리 안으로 이끄시며 우리와 온 땅을 새롭게 하시고 당신의 열매를 주시는 성령으로 힘을 얻어, 또한 성령 안에서 이런 많은 선물들로 힘을 얻어, 우리가 죄에 단호히 맞서 싸우고, 날마다 세상에 계속해서 퍼져나가고 있는 부패에 단호히 맞서 싸우며, 정의와 평화의 활동에 꾸준히 인내하며 투신할 수 있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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